‘섞임’이라는 표현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들의 섞임과 관련하여 성경과 사역 출판물에서 주로 사용됩니다. 섞인다는 것은 어느 정도 균일한 전체로 결합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섞임’으로 번역된 헬라어 단어는 신약성경에 두 번 사용되는데, 그 의미는 “함께 섞다, 연합하다, 연결하다. … 여러 부분이 결합하여 하나의 유기적 구조, 곧 몸이 되게 하다. … 고전 12:24”(Thayer)라는 뜻입니다. 이 헬라어는 또한 “조절하다, 혼합하다, 조정하다, 균형을 맞추다, 조화를 이루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습니다.

위트니스 리는 “하나님은 몸을 고르게 섞으시어 부족한 지체에게 더욱 귀한 것을 주셨습니다.”라는 고린도전서 12장 24절 말씀의 해설을 통해 1949년에 섞임의 개념을 처음 소개했습니다.

바울을 따라, 위트니스 리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물질적인 몸의 지체들을 섞으신 것과 하나님께서 그리스도의 몸을 섞고 건축하신 것을 동일시했습니다(고전 12:12-13). 그는 “우리의 몸이 하나님에 의해 섞인 것처럼, 교회, 곧 그리스도의 몸도 하나님에 의해 섞였다.”라고 말했습니다(위트니스 리 전집, 영문판, 1932-1949년, 4권, 성경 안의 핵심 진리들, 6권, 408쪽). 이후에, 그는 이 개념을 더욱 발전시켰는데, “하나님은 그리스도의 서로 다른 모든 지체를 한 몸 안으로 함께 고르게 섞으셨다. 몸의 생활을 실행하기 위해 우리에게는 많은 변화가 필요하다(롬 12:2). 즉, 동일한 그 영으로 말미암아 타고난 생명에서 영적인 생명으로 변화될 필요가 있다.”(위트니스 리 전집, 1983년, 2권, 33장, 신성한 삼일성의 신성한 분배하심, 574쪽). 하나님께서는 이미 십자가 위에서 한 새사람을 창조하셨지만, 우리는 체험 안에서 새사람을 입어야 합니다(엡 2:14-15; 4:24). 비슷하게, 하나님께서는 몸의 지체들을 함께 섞으셨습니다. 다시 말해, 그분은 이미 몸의 섞임을 이루셨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변화를 통해서만 이러한 섞임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위트니스 리는 그의 후기 사역에서 섞임에 필요한 네 가지 요소를 정의했습니다. 그것은 십자가, 그 영, 그리스도를 분배함, 몸의 건축입니다. 이 네 가지 요소들은 본질적으로 우리의 변화와 관련됩니다(고후 3:18; 롬 12:1-2).

고르게 섞인다는 것은 다른 사람들이 여러분을 만지고 여러분이 다른 사람들을 만지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여러분은 섞임의 방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만져야 한다. 십자가를 통과하고, 그 영을 따라 일들을 하며, 그리스도의 몸의 유익을 위해 그리스도를 분배하도록 모든 것을 하라. … 우리는 조절되고 십자가로 제해져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의 유익을 위해 어떻게 그 영을 따라서 그리스도를 분배해야 하는지를 배워야 한다.(신성하고 비밀한 영역, 개정판, 6장, 127-128쪽)

십자가를 통해

십자가의 요소는 요한복음 12장 24절, 고린도전서 10장 17절, 마태복음 13장, 그리고 레위기 2장 1절부터 13절까지에 암시되거나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 절들을 보면, 많은 밀알들은 부서지고 빻아지고 함께 섞이고 기름으로 혼합되어 한 덩이의 떡이 되는데, 이는 실지적인 교회생활 안에서 십자가의 일을 통해 일어납니다.

마태복음 13장의 비유들을 보면, 씨가 나오고, 이어서 밀, 그리고 밀가루가 나온다. 씨가 밀이 되려면 자라야 한다. 밀이 밀가루가 되려면 부서지고 빻아져야 한다. 밀알을 가는 맷돌을 보면, 일반적으로 아래에 받치는 아랫돌이 있고 위에는 가는 윗돌이 있다. 믿는 이는 스스로를 ‘빻을’ 수 없고, 홀로 ‘빻아지지’ 않는다. 밀을 빻을 때 많은 밀알들이 함께 빻아진다. 이것은 우리가 갈려 고운 가루가 되고자 한다면, 다른 믿는 이들과 함께 교회 안에 있어야 함을 보여 준다. … 교회 안에서 이렇게 빻아지는 것은 빻는 일 그 자체를 위한 것이 아니라, 밀알들이 부서져 고운 가루가 되어 한 덩이의 떡이 되기 위함이다(고전 10:17). … 한편으로 교회 안에서 섞이는 것은 타고난 존재 그대로의 사람에게는 고통스러운 일이다. 다른 한편으로 깊은 속에 있는 우리의 영에게는 이러한 섞임이 진정한 만족을 가져다준다.(위트니스 리 전집, 1970년, 1권, 생명이 성장하는 길, 5장, 590-592쪽)

밀알들이 한 덩이 떡으로 섞이는 과정은 소제의 재료들에서 볼 수 있는데, 이 재료들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그 영,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을 예표합니다.

섞이는 길은 충분하고 철저한 기도에 의해, 고운 밀가루로서, 우리 그룹의 모든 지체들과 관유인 그 영으로, 소금인 그리스도의 죽음을 통해, 유향인 그리스도의 부활 안에서 이루어진다. … 레위기 2장 1절부터 13절까지의 소제의 예표에 따르면, 섞여지기 위해서는 가루가 마르지 않을 정도로 기름을 더하는 것이 필요하다. … 우리가 함께 섞여질 수 있기 위해서는 우리를 촉촉하게 적시는 기름인 그 영이 필요하다.(활력그룹의 긴급한 필요에 관한 교통, 2권, 10장, 14-15쪽)

그 영에 의해

섞임의 두 번째 요소는 하나님의 영이 내주하시는 사람의 영을 훈련함으로 실행됩니다.

우리의 영과 그 영의 섞임은 생각의 논리를 뛰어넘는다. 우리가 우리의 생각 안에 머물고 생각을 사용하여 토론하고 논쟁한다면, 서로의 감정의 차이는 점점 더 깊어질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우리의 영을 열고 해방한다면, 우리는 섞인 영을 가질 것이다.(위트니스 리 전집, 영문판, 1961-1962년, 2권, 제사장 직분의 사역, 430쪽)

섞임을 실행하는 방법을 생각해 봅시다.

섞임을 실행할 때, 우리는 “중심에서 시작하여 둘레로” 섞여야 한다. … 우리는 전에 함께 섞였고 영을 해방하는 데 능숙한 몇몇 성도들과 시작해야 한다. 그다음에 체험이 부족한 사람들을 포함시킬 수 있다. … 점차적으로 모두가 다 섞이게 될 것이다. … 섞임은 갈망이 있는 사람들이 섞이고 점차적으로 별로 마음이 없는 다른 사람들도 섞임 안에 들어오게 해야 한다. 결국, 오랫동안 집회에 오지 않은 사람들도 섞임 안으로 들어오게 될 것이다. 이러한 방법으로 온 교회가 다 섞이게 될 것이다.(위트니스 리 전집, 영문판, 1961-1962년, 1권, 제사장 직분과 하나님의 건축, 262쪽)

영 안에서의 섞임은 또한 일에서의 동역으로 확장됩니다. 만일 섞임이 없다면, 동역은 참된 것이 아니고,‘우리의 일은 형식적인 방식으로 수행될 것입니다.’(위트니스 리 전집, 1967년, 1권, “동역 가운데 봉사하고 사랑 안에서 씻음”, 5장, 398쪽)

그리스도를 생명으로 분배함

섞임의 세 번째 요소는 다른 사람들에게, 특히 덜 귀하거나 필요가 있는 사람들에게 그리스도를 생명으로 분배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또한 그리스도를 죄인들에게 분배함으로써 새로운 믿는 이들을 열매로 산출해야 합니다.

참으로 영적인 사람은 … 다른 이들을 평가하지 않는다. 그는 다만 필요가 있는 사람에게 공급하는 것만을 안다. 비록 그가 다른 이들에게 필요가 있다는 것을 모를지라도 그는 그들과 교통함으로써 무의식적으로 자신이 얻은 것들을 그들에게 공급한다. … 많은 믿는 이들이 열매를 맺지 못한다. 왜냐하면 그들이 개인주의적이고 다른 이들과 섞일 수 없기 때문이다. 참으로 영적인 사람들은 정상적이고 다른 이들과 섞일 수 있으며 열매를 맺는다.(위트니스 리 전집, 1965년, 4권, 하나님의 경륜의 목표, 4장, 420쪽)

그리스도를 생명으로 분배하는 것은 덜 귀하게 여기는 몸의 지체들에게 “옷 입히는 것”과 관련이 있습니다(고전 12:23). 이러한 분배는 따지거나 화내는 사람들과 같이 덜 귀하게 여기는 지체들에게 옷을 입히고 아름답게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를 생명으로 취하고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살도록 가르침 받음으로써 우리는 결국 따지거나 화내는 습관을 정복할 것입니다.’(위트니스 리 전집, 1977년, 2권, 주님의 증거를 위한 모든 세대들, 5장, 65쪽)

그리스도를 분배하는 것은 참된 교통과 관련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가 서로에게 마음을 열고, “어떤 소외감이나 분리감”을 제거해야 합니다. 만약 우리가 서로 방어하고, “신중해서 서로 상처주거나 기분 상하게 하는 것을 두려워하며”, 예의는 지키지만 정직하지 않다면, ‘참된 섞임을 가질 길이 없습니다.’(위트니스 리 전집, 1967년, 1권, 동역 가운데 봉사하고 사랑 안에서 씻음, 5장, 394쪽)

몸을 건축하기 위해

그리스도의 몸의 체험은 그 영과 관련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표현으로서 그리스도의 몸의 실재는 그 영의 하나 안에 있고(엡 4:3-4) 성령의 교통, 즉 삼일 하나님의 흐름 안에 있습니다(요일 1:3, 고후 13:14). 또한 “우리가 유대인이나 헬라인이나 노예나 자유인이나 모두 한 영 안에서 한 몸 안으로 침례 받았고, 또 모두 한 영을 마시게 되었습니다.”(고전 12:13)라는 말씀은 그 영에 대한 우리의 체험의 두 방면을 말합니다. 즉 외적으로 그 영 안에서 침례 받는 것과 내적으로 그 영을 마시는 것입니다. “만약 우리가 영 안에 있고 그 영께서 우리를 함께 섞으시도록 허락해 드린다면, 우리는 한 몸을 체험할 것입니다. 이것이 진정한 동역이고 섞임이며 건축입니다.”(위트니스 리 전집, 영문판, 1961-1962년, 1권, 영의 훈련과 하나님의 건축, 262쪽).

위트니스 리는 바울이 교회들을 한 몸 안으로 함께 섞었다는 것을 인식하고, “일곱 절기”가 있을 때에 인근 교회들 간의 섞임과 성도들 간의 섞임을 권했습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지방의 모든 교회들에게 편지했습니다(갈 1:2). 그는 골로새에 있는 교회의 성도들에게 라오디게아 교회로 보낸 편지를 읽으라고 하였고, 라오디게아에 있는 성도들에게 골로새 사람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라고 하였습니다(골 4:16). 또한 주로 문안 인사로 구성된 로마서 16장은 교회들 간의 섞임을 보여 줍니다. 바울은 특히 예루살렘에 있는 성도들의 물질적 필요와 관련하여 이방인 교회들과 유대인 교회들이 섞이도록 노력했습니다(롬 15:26). 게다가, 사도 요한은 일곱 교회에게 보내는 일곱 편지로 구성된 한 서신을 써서 그들 모두가 읽도록 하였습니다(계 1-3장). 신약에서 교회들의 섞임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매년 세 차례 절기를 지키기 위해 모였던 것에 의해 예표되며(신 16:16, 고전 5:8, 골 2:16), 이는 하나 됨의 축복을 가져옵니다(시 133편).

섞임은 참된 축복입니다. 몸의 섞임은 이미 이루어졌습니다. 이 섞임을 체험하기 위해, 우리는 그 영을 따라 십자가를 통해 변화되어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을 건축하기 위해 서로에게 그리스도를 분배해야 합니다. 이는 하나님을 만족시키며, 우리를 창조하신 그분의 목적을 성취함으로써 우리도 만족하게 합니다. 즉, 우리는 몸의 실재 안에서 지체로서 살고 기능하게 됩니다.